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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e Field] 지역 거버넌스가 이끄는 WASH 변화. 말라위 좀바(Zomba) 현장 방문기

등록일 2026.03.31

 

보건 ODA 사업의 성패는 단순한 지원이나 시설 구축에 있지 않고,

지역사회가 스스로 위생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주민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2025년 10월, 성과관리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는 WASH 사업의 모니터링을 위해 방문한

말라위 좀바(Zomba) 지역 현장은 숫자로 기록된 지표 그 이상의 뜨거운 책임감이 살아 숨 쉬는 곳이었습니다.

 

성과관리 대상사업은 CLTS 접근법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주도의 위생환경 개선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었습니다.

 

위생 행동 변화 촉진, 마을 위생위원회 운영 강화, 취약가구 위생시설 개선, 위생 인식 제고 활동 등이 함께 이루어지며

지역사회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투박한 기록 속에 담긴 책임감"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마을 거버넌스 구성원들이 보여준 운영 주체로서의 책임감이었습니다.

그들이 성과 점검을 위해 내놓은 자료는 세련된 디지털 시스템이나 엑셀 시트가 아닌, 손으로 꾹꾹 눌러 쓴 손때 묻은 노트였습니다.

 

비록 수기 기록이라는 물리적 한계는 있었지만,

각각의 노트 안에는 마을의 시설 유지보수 현황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투박한 기록들은,

현장 실무자와 주민들이 사업의 가치를 단순한 지원을 넘어 자신의 삶으로 내재화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우리 마을을 또다른 모범사례로 만들겠습니다"

 

좀바 지역 거버넌스의 또 다른 동력은 외부의 압력이 아닌 내부의 ‘자부심’이었습니다.

 

일부 마을 리더들과 위원회 구성원들은 "우리 마을이 모범사례가 되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단순 지표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변화이지만, 사업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주민들이 자신을 ‘수혜자’가 아닌 ‘운영 주체’로 인식하기 시작할 때, 사업은 외부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 자산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성과관리 관점에서의 과제와 역할"

 

현장에서 돌아오는 길, 성과관리기관으로서 우리가 보고 온 이 변화들을 과연 숫자로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남았습니다.

 

마을 거버넌스가 보여준 주인의식, 서로를 독려하며 위생 실천을 이어가는 공동체의 분위기,

그리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는 어떤 지표 하나로 환산하기에는 너무도 입체적이고 살아 있는 성과였습니다.

 

성과관리의 역할은 때로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변화를 읽어내고,

그 의미를 사업의 가치로 해석하여 기록하는 일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라위 좀바에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개선된 위생환경뿐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였습니다.

 

그리고 성과관리란 결국, 이렇게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변화를 읽어내고,

그 의미를 더 큰 변화로 이어주는 연결의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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